끄적이기

아이패드를 생각하며

   

아이패드 가장 처음 나온 녀석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국내출시하는 데 거의 1년은 걸린 걸로 아는 제품인데... 아니면 말고 식이지만 그만큼 오래 기다렸죠.
그래서 예약을 했습니다. 1차였어요. 웃기게도 아이폰4 때를 기억하고 바로 클릭했는데 그리 인기가 대단하진 못했습니다.

그랬죠, 그 때는 아이패드는 그냥 큰 아이팟이니, 아이폰이니 그렇게 생각했으니까요.
스펙따지는 컴퓨터 매니아를 제외한 나머지 모두를 위한 제품으로 아이콘을 클릭하는 것만으로 켜지고 껐다가 다른 프로그램으로 왕래가 가능하고 배터리 사용시간도 크고 훤칠한 화면으로 책도 읽고 동영상도 보고 개통하면 지도로도 사용할 수 있는 녀석입니다. 밥솥같은 기기라고 말한 기자분이 계셨는데 정말 와닿더군요. 우리 어머니도, 컴퓨터라고는 유투브만 보는 여동생도 이 아이패드라면 정말 자유롭게 사용할 것 같았습니다.
남들과 다른 테마를 설치하고 꾸미는 것이 안되는 건 흠이 되겠지만 다양한 프로그램을 빠짐없이 모두 앱스토어 한군데에서 만나볼 수 있고 외국이라면 아이튠즈로 영화를 빌려보기도 하고 음원을 사서 받아보기도 할 수 있으니 이보다 강력한 기기는 없습니다. 저장용량만 신경쓰면 누구나 다 사용할 수 있고 특히 꼬맹이들도 쉽게 조작해내는 걸 보면 직관성 하나는 일품인 녀석이죠.


이 녀석을 왜 샀느냐하니, 과제하려고 샀습니다.

24시간 카페에 콘센트가 구석구석 배치되는 걸 기대하는 사람이지만 카페는 그걸 허락하지 않겠죠.
일부 롯데라는... 제가 악랄하다고 보는 기업이 운영하는 모 카페에서는 24시간 운영되고 콘센트도 빽빽히 설치된 곳이 있긴 하더라구요.
전력량을 그만큼 나눠놓긴 한 것 같지만 그 점은 매우 좋습니다.
스탠드와 애플 무선키보드는 가지고 있으니 페이지스로 금방 작업할 수 있습니다. 아이클라우드로 집에 가서 맥북으로 마저 작업할 수도 있구요.
사진, PDF 문서라면 검색도 충분히 가능합니다. 뭣보다 노트북보다 상당히 편한 자세로 사용가능하고 이동성도 노트북 이상이라 프리젠테이션같은 경우에는 그래픽효과나 직접 CG를 만들어서 설명해야될 경우만 제외하면 아이패드로 다 했습니다. 새로운 세상이 열린 거죠 아이폰이 처음 나올 때만 해도 주머니 안에 인터넷을 넣어다니고 MP3를 버리고 휴대폰같은 아이팟을 들고 다니는 거였으니까요.
아이팟 터치가 정말 깜짝 놀랄 정도로 좋았지만, 아이폰도 아이패드도 충분히 좋았습니다.

2가 나오면서 너무 차이가 커서 애플제품은 두번째 제품을 사는 것이 낫다는 이상한 이야기도 돌긴 했지만 만족합니다.
사용경험으로 치면 예전제품이라도 세월을 느끼게 하는 부분은 그리 많지 못하다는 점이랄까요. 그 가치가 상당히 크게 작용하는 제품들입니다.



문제는 요금제에 대해서 좀 말해보고 싶습니다.
아이패드를 24개월 쓰면서 약정이 끝났지만, 쇼킹스폰서인지 뭔지는 6개월 더 유지해야 위약금이 덜 발생한다네요.
골 떄립니다. 아이패드를 생각하기보다는 이 산업 전체구조에 대해서 좀 되짚어보고 싶습니다.

3G보다 LTE가 얼마나 좋은 지는 모르겠으나 바보같이 와이브로를 표준으로 하는 데 실패하는 데 이어 요금제도 무지막지하게 올려버렸습니다. 해외도 그런가... 싶기도 하지만 매달 휴대폰이라는 경험을 위해서 내야할 돈이 10만원을 넘습니다. 가족단위로 생활하는 사람이 많다면 이건 큰 지출이 됩니다. 과연 그만한 가치를 하는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이 남습니다. 갈수록 요금이 비싸지고 있잖아요.
그만한 경험을 더 싸게 느낄 수 있어야 하는 것이 시장의 원리인데도 3G 요금제가 급격히 낮아졌다는 이야기는 들을 수 없고 3G 휴대폰이 곧 없어지기라도 할 것처럼 LTE만 나오고 LTE로만 개통되게 바꾸고 있습니다. 공존시키고 싶지 않은가 봅니다. 그만큼 고부가가치가 아니라 거품이 크다는 반증으로만 보입니다.

가입비도 꼬박꼬박 받는 게 얄미울 정도인데, 이 아이패드는 개통할 수 있는 버전이 따로 있습니다.
3G 개통할 떄도 2만원대 요금제에 데이터 1기가랍니다. 근데 왜 평생이라는 단어가 붙는 지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LTE로 가보니까 비슷합니다. 0.5기가 늘었습니다. 근데 그게 그거네요. 딱히 변화한 점이 없습니다.

단지 LTE란 게 들어오면서 요금 하한은 34000으로 천원 낮아지고 상한은 125000원으로 갔고, 데이터만 쓰는 요금제 또한 상한이 65000원으로 올랐습니다. 애초에 데이터만 사용하는 사람에게는 무제한을 주지 않았지만 3G 때는 무제한이 있던 게 이번엔 없습니다. 왜 없냐... 고객들이 이렇게 바라는데.

그리고 아이패드의 경우 개통하면 와이브로 가격을 반값으로 깎아줍니다. 요금이 반쪽나죠. 10기가 만원, 30기가 2만원 정도에 매달 사용할 수 있는데 이 녀석은 노트북에서도 쓸 수 있어서 걸어다니는 와이파이존을 형성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테더링보다 이 녀석이 배터리가 더 오래가고 합리적이죠. 솔직히 동영상을 24시간 스트리밍 하겠다는 이상한 취향의 사람만 아니라면 10기가도 인터넷이용에 무리가 없습니다.

이렇게 보면 3.1G 와이브로(비꼰 겁니다)가 요금이 왜 이렇게 싼 건지도 좀 의아할 뿐더러 왜 4G 표준의 길을 못 걸었는지 한탄스럽기만 하지만... 대체재가 있다는 것만으로 기분은 조금 풀립니다. 최저요금에다 만원 더 붙여서 30기가 쓰는 게 낫습니까. 아니면 125000원에 기계값할부 매달 달아서 최대용량도 아닌 녀석을 써야합니까. 제 기분 상 이건 좀 많은 의미를 가집니다. 그리고 7, 8만원이 아무렇지 않다는 듯이 말하는데 기계값할부 끝나고 보면 한달요금이 2만원으로 나옵니다. 가장 작은 요금제일때요. 이게 정상적인 요금제고 더 싸야한다고 생각하는 건 저뿐인가 모르겠습니다.

기계값할부를 빼고 이야기해보면 전혀 싸지지도 않았고 커버리지도, 속도도 그만큼 좋지 못합니다. 음성통화 품질이 얼마나 좋건 간에 스카이프 음질도 이길 수 있을 지 저는 의문이구요. 페이스타임은 제가 호언하는데 5세대 이동통신기술이 나와야 생각해볼만 할 겁니다. HD 보이스라고 해도 그리 믿음이 안 가는 것이 단말기간 차이가 어찌나 큰지. 안드로이드들은 인터넷 전화를 하면 불안정하기 그지 없습니다. 최신기기가 아니라서 그럴 지는 또 모릅니다만, 그냥 제 주변 상황에만 비추었을 때 그렇습니다.



요금에 대해서 길게 이야기했는데 아이패드... 좋습니다.
미니... 2가 나와서 레티나를 달고 그대로 가격 유지된다면 정말 사야하고 지금도 꼭 사고싶어서 살 이유를 붙이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돈이 아깝긴 하죠. 사도 돈이 매달 이만큼 나가나... 하는 기분이지만 사지 말걸... 하는 후회는 안 하는 녀석입니다.

그런데 그를 둘러싼 이동통신사가 물을 흐리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와이파이 모델이랑 와이브로만 쓰려고 해도 이게 또 골치아픈 게 GPS 센서가 없는 게 꽤 큽니다.
여행다닐 때 아이패드를 로밍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참...(돈 땜에 걱정)


뭐든 돈이 문제네요. 고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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